드디어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단판 승부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혻 난생 처음 와본 동네에서 고생 중이다. 러시아어 알파벳을 전혀 못 읽는 나에게 푸틴은 너무나 불친절했다. 지하철 어디를 가도 영어 표기가 전혀 없었다. 쏼라쏼라 자기 나랏말로만 모든 역 이름과 안내 표지판이 써있는 센스... 된장. 붉은 광장에 설치되어 있다는 UEFA 행사장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곳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다는 마음 착한 한국 여고생에게 나의 모든 걸 맡기고 그녀의 뒤만 졸졸 따라갔다. 어눌한 나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는지, 자기는 시험 보러 가야 한다고 이쪽으로 가는데, 붉은 광장은 저 길 따라 그냥 쭉~ 걸어가면 된다며, 찾아갈 수 있겠냐구, 좀 과장해서 열 번은 물어봤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길을 알고 찾아갔으면 그 학생과 헤어진 곳부터 도보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을 한 시간이 걸려 찾아갔다. 솔직히 한국인이 크레믈린 궁전과 붉은 광장이 서로 붙어 있다는 사실을 몰라도 먹고 사는 데 별 지장 없지 않은가? 혻 크레믈린 궁전 매표소에서... -나: 붉은 광장이 어디 있어요? -아줌마: 300 루블 -나: 붉은 광장이 크레믈린 궁전 안에 있는 건가요? -아줌마: 300 루블 -나: 붉은 광장 가려면 티켓 사야 되는 거에요? -아줌마: 300 루블! -나: 아니...난 붉은 광장만 가면 되는데... -아줌마: 크레믈린 궁전! 300 루블! -나: 그러니까, 내 말은, 붉은 광장이 크레믈린 궁전 안에 있어서 내가 티켓을 사서 들어가야 하는 거냐구요! -아줌마: 쏼라쏼라 (옆에 있던 직원에게) -나: .... -아줌마: 오~~ 붉은 광장? -나: 네, 붉은 광장이요. -아줌마: 나가서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 -나: ....(이런 된장!) 혻 겨우혻찾은 붉은 광장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페스티발에 온 수많은 축구 팬들로 북적였다. 대회 우승컵이 전시되어 있는 작은 부스에는 사진 한방에 목숨 건 팬들이 주름잡아 150미터는 되어보이는 긴 줄을 서고 있었다. 행사장 안에는 꼬맹이들이 모여서 펼치는 5대5 대회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대회 스폰서인 소니, 보다폰 등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각종 프로모션 부스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상표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축구 팬들은 선물도 받고 재미 있는 게임도 하면서 님도 보고 뽕도 땄다. 혻 루츠니키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는 것은 쉬웠다. 붉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