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곁을 지키고 있던 숭례문의 그 모습 그대로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훼손돼 한번 사라진 문화재는 아무리 복구한다고 해도 원래 모습을 간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혻 식수댐 건설로 인해 43년째 물속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문제가 시급한 이유다. 울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지 37년이 지났지만 문화재청과 관리주체인 울산시 간의 보존 방법에 대한 의견 충돌로 그대로 방치돼 오고 있다. 혻 10년째 이어진 두 기관의 공방 끝에 울산시는 최근 반구대 암각화에 차수벽을 설치하고 터널을 뚫어 물길을 우회 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암각화 주변에 차수벽을 설치하거나 터널을 만들 경우 주변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며 “최선의 방법은 사연댐 수위를 낮춰 암각화 수몰을 방지하는 것뿐”이라는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혻 이에 대해 울산시는 상수원 확보와 홍수조절의 이유를 들어 문화재청이 제시한 수위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며 물길 우회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결국 10년째 이어진 두 기관의 공방은 아무런 소득 없이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혻 경향 iTV ‘엄호동의 시시비비’에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에 대해 의견충돌을 빚고 있는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관계자를 인터넷 영상으로 초청해 서로의 입장을 듣고 절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혻 엄호동 rsplan@kyunghyang.com